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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척수액

뇌 속의 숨은 배수관, 글림프 시스템과 뇌척수액

글림프 시스템

1. 뇌의 청소부, 글림프 시스템의 발견

우리 몸의 장기들은 모두 노폐물을 배출하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심장은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회수하며, 신장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배출합니다. 그런데 3kg에 달하는 거대한 뇌는 어떻게 노폐물을 처리할까요? 뇌에는 림프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오랜 믿음 때문에 뇌 속 노폐물 처리 과정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습니다.  

 

2. 마이켄 네더가드 박사 연구팀의 글림프 시스템의 발견

2012년, 미국 로체스터 대학의 마이켄 네더가드(Maiken Nedergaard) 박사 연구팀은 뇌 속 노폐물 처리 시스템인 **글림프 시스템(Glymphatic system)**의 존재를 밝혀냈습니다. 그들은 특수한 이미지 처리 기술을 이용해 살아있는 쥐의 뇌를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은 뇌에 형광 물질을 주입하고 그 흐름을 추적했는데, 놀랍게도 뇌척수액이 뇌의 혈관을 따라 뇌 조직 내부로 깊숙이 침투하여 노폐물을 쓸어내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별아교세포라는 신경교세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뇌의 혈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별아교세포는 마치 통로처럼 뇌척수액이 뇌 조직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길을 만들어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글림프 시스템이라는 이름은 '신경교세포(Glia)'와 '림프관(Lymphatic)'의 합성어로, 별아교세포(astrocyte)라는 신경교세포가 뇌 속에서 림프관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시스템은 뇌척수액이 뇌를 순환하며 노폐물을 청소하는 특별한 경로를 형성합니다. 글림프 시스템의 발견은 뇌 기능 유지와 신경 퇴행성 질환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우리 뇌가 밤사이 어떻게 스스로를 깨끗하게 유지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제공했습니다. 이 혁신적인 발견은 뇌 건강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완전히 뒤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3. "뇌에는 림프관이 없다"는 믿음의 종말을 부른 글림프 시스템

오랫동안 의학계에서는 뇌와 척수가 우리 몸의 림프 시스템과 분리된 '면역 특권 지역'이라고 여겨왔습니다. 림프관은 몸 전체에 퍼져 노폐물과 독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지만, 뇌에는 림프관이 없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해부학 교과서에서도 뇌의 림프 시스템에 대한 내용은 다루지 않았습니다. 글림프 시스템의 발견은 "인체 지도가 바뀐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한 교수는 "이 연구자들이 교과서를 바꿀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여러 연구를 통해 뇌와 림프 시스템이 직접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기존의 해부학 교과서와 그림들은 뇌의 림프관과 노폐물 배출 경로를 포함하도록 수정되거나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뇌졸중, 치매 등 여러 뇌 질환의 원인이 뇌의 노폐물 처리 기능과 관련이 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뇌의 림프 시스템에 대한 연구와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4. 뇌 속의 숨은 청소 시스템, 글림프 시스템의 작동 원리

이 시스템의 주인공은 바로 뇌척수액입니다. 글림프 시스템이 작동하는 원리를 다시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새로운 뇌척수액의 유입: 뇌는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동맥 혈관을 따라 신선한 뇌척수액을 받아들입니다. 이때, 혈관 주변에는 특별한 '물 통로' 역할을 하는 아쿠아포린-4라는 단백질이 있는데, 이 통로를 통해 뇌척수액이 뇌 조직 안으로 스며들어갑니다. 마치 수도꼭지를 틀어 물을 채우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2. 노폐물 수집: 뇌 속으로 스며든 뇌척수액은 뇌 세포 사이사이를 구석구석 흐르면서, 낮 동안 뇌가 활동하며 쌓아둔 노폐물(예: 베타 아밀로이드 같은 찌꺼기)을 싹쓸이합니다. 마치 건물을 청소할 때 물을 뿌려 먼지를 쓸어내는 것과 같습니다,
  3. 노폐물 배출: 노폐물을 가득 담은 뇌척수액은 이번에는 정맥 혈관 주변의 통로를 통해 뇌 바깥으로 빠져나갑니다. 건물 바닥에 뿌려진 더러운 물이 하수구로 빠져나가는 것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수면 중에 가장 활발하게 일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글림프 시스템은 단순한 흐름 이상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입니다. 동맥의 맥박이 뇌척수액을 밀어내는 펌프 역할을 하며, 수면 중에는 뇌 세포의 부피가 줄어들어 세포 간 공간이 넓어지는데, 이때 뇌척수액이 더 자유롭게 흘러 다니며 효율적으로 청소를 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이처럼 글림프 시스템은 뇌의 생리적 상태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수면중에 가장 활발히 일어나기 때문에 충분하고 깊은 잠을 자는 것이 뇌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 외에도, 운동과 같은 신체 활동 역시 뇌 혈류량을 증가시켜 글림프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글림프 시스템은 뇌척수액이라는 '청소용 물'을 뇌에 들여보내고, '특별한 통로'를 통해 노폐물을 쓸어낸 뒤, 다시 뇌 밖으로 배출하는 정교한 '뇌 속의 하수도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 시스템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가 우리의 뇌 건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다음에는 이렇게 중요한 뇌척수액이 부족할때 일상에서 어떤 증상들이 나타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몸에 대해 아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힘!!!

       힘이 되는 유용한 정보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